S&P의 500 실패 (존버, 분할매수, ISA계좌)
S&P 500에 투자하면 망하기 어렵다고들 하는데, 저는 몇 달 전에 담았다가 현재 -15%를 보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S&P 500도 잘못 접근하면 충분히 망할 수 있다는 말일까요? 직접 경험하고 공부하면서 알게 된 것들을 솔직하게 풀어봤습니다.
내가 산 날부터 떨어진 이유, ‘존버’가 진짜 전략이었다
주식을 하다 보면 이런 말을 한 번쯤은 들어봤을 겁니다. “사면 떨어지고 팔면 오른다.” 저도 딱 그 케이스였습니다. 몇 달 전 S&P 500 ETF를 처음 담은 뒤, 예상대로(?) 바로 하락이 시작됐고 지금은 -15%에 머물러 있습니다. 처음에는 더 떨어졌어서 당연히 불안했습니다.
그런데 공부를 하다 보니 ‘존 아저씨’라는 가상의 투자자 사례를 접했습니다. 존 아저씨는 블랙먼데이, 닷컴 버블 붕괴, 글로벌 금융위기, 코로나19 팬데믹 직전 등 역사적으로 최악의 타이밍에만 돈을 넣은 사람입니다. 누가 봐도 바보 같은 투자였지만, 딱 하나만 지켰습니다. 단 한 번도 팔지 않은 것이죠. 결과는 100만 달러, 우리 돈으로 약 15억 원의 자산이었습니다.
여기서 핵심은 ‘매도 타이밍’이 아니라 ‘매도하지 않는 것’ 자체가 전략이라는 점입니다. 이른바 바이앤홀드(Buy and Hold) 전략입니다. 바이앤홀드란 매수 이후 단기 등락에 반응하지 않고 장기간 그대로 보유하는 투자 방식을 뜻합니다. 솔직히 이건 말은 쉬운데, 실제로 -15%를 눈앞에 두고 버티는 건 전혀 다른 문제입니다. 제가 직접 겪어보니까요.
그리고 한 가지 더, 많은 분들이 “지금은 너무 올랐으니 조금 기다렸다가 넣자”라고 생각하십니다. 저도 그랬습니다. 그런데 마켓 타이밍(Market Timing), 즉 시장의 고점과 저점을 예측해서 매매하는 방법은 전문 펀드매니저조차 장기적으로 성공하기 어렵다는 게 학계의 오래된 결론입니다. 금융감독원 금융소비자정보포털에서도 일반 투자자에게 장기 분산 투자를 권고하는 이유가 바로 이 때문입니다. 제가 스스로를 전문가라고 생각하지 않는 이상, 타이밍을 재는 건 그냥 도박에 가깝다는 결론이 나왔습니다.
분할매수, 이게 귀찮아서 못 하는 사람에게 가장 좋은 방법이다
저는 매일 주가를 볼 여유도 없고, 그럴 자신도 없습니다. 솔직히 아무것도 모르면서 주변의 얘기만듣고 직접 투자를 했었는데 매일 MTS를 들여다보며 언제 살지 또 언제 팔지 고민하는 것 자체가 스트레스였고 물론 많은 손절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제가 선택한 방법이 적립식 분할매수입니다. 지금은 시작으로 IRP 계좌에서 매달 몇만 원씩 자동으로 넣고 있습니다.
적립식 분할매수, 흔히 달러코스트애버리징(DCA, Dollar Cost Averaging)이라고 부릅니다. DCA란 가격 변동에 상관없이 일정 금액을 정해진 주기로 꾸준히 매수해서 평균 매입단가를 낮추는 방법입니다. 주가가 쌀 때는 더 많이 사지고, 비쌀 때는 적게 사지기 때문에 자동으로 리스크가 분산됩니다.
“너무 소액이라 의미 없는 거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사실 지금도 완전히 확신하지는 못합니다. 그런데 안 하는 것보다는 낫다는 판단 하나로 계속하고 있습니다. 30년 장기 투자 시 S&P 500의 연환산 수익률은 역사적으로 최소 7.8~8% 수준이었다는 데이터가 있습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 경제 데이터 시스템 FRED에서도 S&P 500의 장기 수익률 데이터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소액이라도 30년을 복리(複利)로, 즉 이자에 이자가 붙는 방식으로 굴리면 처음엔 미미해 보여도 결국 꽤 다른 숫자가 됩니다.
분할매수가 특히 저 같은 주린이에게 맞는 이유를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 매수 타이밍을 고민할 필요가 없어 심리적 부담이 줄어듭니다.
- 자동이체 설정만 해두면 바쁜 일상 중에도 투자가 유지됩니다.
- 가격이 떨어질수록 오히려 더 많이 사지게 되어 평균단가가 낮아집니다.
- 고점에 한 번에 넣었다가 폭락할 때 받는 심리적 충격을 피할 수 있습니다.
물론 “목돈을 한 번에 넣는 게 장기적으로 수익이 더 높다”라는 연구 결과도 있습니다. 이 점에서는 분할매수가 무조건 최선이라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다만 저처럼 심리적으로 불안정하고, 한 번에 넣을 큰돈도 없는 사람에게는 꾸준히 버틸 수 있게 해주는 현실적인 방법이라는 생각입니다.
ISA 계좌, 모르고 지나쳤다가 뒤늦게 후회한 이유
공부를 시작하기 전까지 저는 ISA 계좌의 존재 자체를 몰랐습니다. 그냥 일반 주식 계좌에서 미국 ETF 사면 되는 거 아닌가 싶었는데, 알고 나서 솔직히 좀 허탈했습니다. 세금 차이가 꽤 컸기 때문입니다.
ISA(Individual Savings Account),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입니다. 정부가 개인 자산 형성을 지원하기 위해 세금 혜택을 붙여 놓은 계좌로, 연간 2,000만 원, 최대 5년간 1억 원까지 납입이 가능합니다. 3년 이상 유지하면 세제 혜택이 주어지는데, 특히 미국 자산에 투자할 경우 양도소득세(資産 매각 차익에 부과되는 세금) 측면에서 유리합니다. 200만 원 이익까지는 비과세이고, 초과분도 9.9%의 분리과세만 적용됩니다. 일반 계좌에서 해외 ETF를 매매하면 250만 원 기본공제 초과분에 대해 22% 양도세가 부과되는 것과 비교하면 차이가 납니다.
ISA 계좌 안에서는 한국 증시에 상장된 S&P 500 ETF, 예를 들어 TIGER 미국S&P500이나 KODEX 미국S&P500TR 같은 상품을 매수하는 방법이 많이 거론됩니다. 이들 상품의 총보수는 연 0.0068% 수준으로, 사실상 수수료가 거의 없다고 봐도 될 정도입니다. 총보수(Total Expense Ratio)란 ETF를 운용하면서 매년 자동으로 차감되는 수수료 비율을 뜻합니다. 장기 투자에서 이 차이는 생각보다 큽니다.
반면 환헤지(H) 상품은 좀 다른 이야기입니다. 환헤지란 환율 변동 위험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 선물 계약 등을 활용하는 기법입니다. 원화로 환전된 상태로 투자하기 때문에 달러 강세 시 환차익을 누리지 못하고, 헤지 비용이 추가로 발생해 장기 투자에서 수익률을 갉아먹는 구조입니다. 환율을 정확히 예측할 수 있다면 모를까, 그럴 자신이 없다면 피하는 편이 낫다는 의견이 많고, 저도 그 쪽에 동의하는 편입니다.
ISA 계좌를 이미 만드셨다면, 그 안에서 저보수 국내 상장 S&P 500 ETF를 분할매수로 꾸준히 쌓아가는 조합이 지금 제가 생각하는 가장 현실적인 방법입니다. 물론 S&P 500에 모든 자산을 올인하는 건 또 다른 문제입니다. 금, 채권, 혹은 일부 개별주식 등에도 분산하는 포트폴리오 다각화가 결국 리스크를 낮추는 방법이라는 점도 잊으면 안 됩니다. 포트폴리오 다각화(Diversification)란 자산을 여러 종류에 나눠 담아 한 자산의 폭락이 전체 손실로 이어지는 것을 막는 전략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S&P 500 ETF를 이미 샀는데 -15%입니다. 지금이라도 팔아야 할까요?
A. 이 부분에 대해서는 “팔아야 한다”는 시각도 있고, “버텨야 한다”는 시각도 있습니다. 다만 역사적으로 S&P 500은 10년 이상 장기 보유 시 손실 가능성이 현저히 줄어든 사례가 많았습니다. 제 경우엔 당장 필요한 돈이 아닌 여유자금으로 투자한 상태라 일단 버티는 쪽을 선택했습니다. 단, 급하게 써야 할 돈이라면 상황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Q. ISA 계좌와 IRP 계좌 중 S&P 500 투자에는 뭐가 더 좋나요?
A. 둘 다 세금 혜택이 있지만 성격이 다릅니다. IRP(개인형 퇴직연금)는 만 55세 이후에야 수령이 가능하고 중도 인출에 제약이 크습니다. ISA는 3년 의무 유지 후 해지나 인출이 상대적으로 자유롭습니다. 노후 자금 목적이라면 IRP, 중기적 여유자금이라면 ISA가 더 맞는 편이라는 의견이 많고, 저는 두 계좌를 함께 운용하고 있습니다.
Q. 환헤지(H) 상품은 무조건 피해야 하나요?
A. 무조건이라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단기 투자이거나 달러 약세 구간이 지속될 것이라 판단하는 분들에게는 헤지가 유리할 수도 있습니다. 다만 환율 예측 자체가 전문가도 틀리는 영역이기 때문에, 특히 10년 이상 장기 투자를 목표로 한다면 헤지 비용이 누적 수익률에 미치는 영향을 충분히 고려할 필요가 있습니다.
Q. 소액으로 매달 몇만 원씩 적립하는 게 실제로 의미가 있을까요?
A. 저도 처음엔 같은 고민을 했습니다. “이게 무슨 의미가 있나” 싶었는데, 복리 효과는 시간이 길수록 결과가 달라집니다. 월 5만 원이라도 연 7~8% 수익률로 30년을 굴리면 원금 1,800만 원이 6,000만 원 이상이 될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옵니다. 소액이라도 시작하는 것 자체가 하지 않는 것보다는 낫다고 생각합니다.
Q. S&P 500을 이해하지 못하고 투자해도 되나요?
A. 저처럼 용어도 낯설고 금융 공부를 막 시작한 분들도 많으실 겁니다. 다만 “남이 좋다고 하니까”만으로 투자했다가, 주가가 빠질 때 이유를 모르면 공포에 팔게 됩니다. S&P 500이 미국 시가총액 상위 500개 기업을 시대에 맞게 자동으로 교체하는 지수라는 것 정도는 이해하고 시작하는 편이 심리적으로도 훨씬 버티기가 쉽습니다.
공부를 하다 보면 나만 세상과 동떨어져 살았나 싶은 기분이 드는 순간이 옵니다. 저도 그랬습니다. 그래도 늦게라도 시작한 게 안 한 것보다는 낫다는 생각으로 계속하고 있습니다. S&P 500 투자는 화려한 방법도 아니고, 단기에 몇 배를 버는 방법도 아닙니다. 결국 이해하고, 분산하고, 버티는 것이 전부입니다. 이 글은 개인적인 경험과 의견을 공유한 것이며, 전문적인 금융 투자 조언이 아닙니다. 투자 결정은 반드시 본인의 판단과 책임 하에 하시기 바랍니다.
neo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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